[단편 빙의글/김태형] 싸가지 없는 남자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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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 들었어. 마누라 남자친구 있어? 쓸데없는 참견하는 사람들. 얘 남자친구 있잖아요! 너무 잘생겼어요! 아 진짜? 몰랐네. 멋있었다면 불안하겠지? 한패끼리 또 내 남자친구가 어쩌고저쩌고 한 귀로 흘렸다. 이는 김태현과 친구 시절부터 들었던 이야기다. 잘생긴 애 옆에 있으니 좋네 부러워, 빨리 낚아, 불안할 거야 등. 워낙 말이 많다. 아, 걔 말고 사람들이. 주위가 시끄러우니까 이 녀석은 말이 없다. 옆에 있으면 답답할 정도. 회사에서 지내면 시간의 절반이 우연히 내 남자친구의 이야기에 흘러간다. 그만큼 김태형은 내가 봐도 잘생기고 특급 연예인 저리가다. 키도 크고, 내가 시키는 일은 주저하지 않고 해주니까, 뭐 나쁘지 않은 남자친구는 맞는 것 같아. 겉으로는 집에 가서 씻고 나왔다. 김대현이 어느새 소파에 앉아 있다. 우리는 서로 왔니? “아~”하는 대화도 없이 나는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셨고, 김태현은 게임을 하는지 휴대전화를 들고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참견하는 장인인 자신을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 잘난 남자 친구가 바람피면 어떡하지? 누가 봐도 잘생겼으니까 남들이 나한테 그런 걱정까지 해준다. 그러나 왠지 그런 걱정이 반은 되지 않는다. 조금도 걱정되지 않는다. 남 걱정도 했지만 그건 김태형이 몰라서 하는 말이다.김태형과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내 주변 인간관계에서 김태형을 잘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만 봐도 김태현이 어떤 성격인지 알 수 있다. 건방진, 바로 김태현 같은 성격. 김태형 같은 성격이 뭐냐면요. 관심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는 것밖에 모르는데다. 무신경하고 무심하고 예의없고 다혈질이다. 세상에 모두가 등을 돌려도 할 말이 없는 놈이 바로 김태현이다. 남들이 얼굴에 어울리지 않을 것을 걱정해도 내가 걱정하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 저 아이의 성격.걔가 바람기가 없어. 바람피워도 내가 안 피울래? 아직 저런 녀석이 질리지 않았으니 그건 먼 미래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걔는 바람피는 성격이 아니야. 설령 그런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상대가 지쳐 떨어질 것은 확실하다.”여보!” “그래.” “나 바람 좀 피워볼까?”하고 예리한 시선이 나를 향해 가는 것이 느껴졌다. 식탁에 앉아 요즘 정신이 없는 시집을 읽다가 무표정하게 그 시선을 발견했다. 나를 한번 보고 또 휴대폰을 보면서 손가락을 움직인다. 너도 내가 그럴 리가 있단 말이냐? “뭐, 그런 어리석은 말을 숨쉬느냐?” “정말이야” 다시 날카로운 시선이 나를 향한다. 나는 턱을 괴고 김태형을 보았다. 저 버릇없고 내가 바람피는 상대는 아마 개죽음을 당하겠지? 그건 다른 사람이 불쌍한 일이야. 그냥 접어야지. 근데 요즘 평범하게 지내지. 쟤 괜히 화났어 오랜만에 보고싶네.바람이 뭔 줄 알고 하는 소리야?’내가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에 알 것 같아서? 걱정하지 마.시험을 잘 친다는 듯이 파이팅 자세로 얘기하면 눈썹을 치켜올린다. 그리고 내 핸드폰을 끄고 소파 구석에 던져버린다. 팔짱 끼고 다리 끼는데 뭐, 마음껏 헛소리를 해 보라는 폼이다. 진짜 안 믿어. “갑자기, 왜 바보 같은 소리 해. 누가 옆에서 짖었어? 그래서 따라 하는 거야? 그냥 네가 지루해. 재미없잖아. “무슨 일 있어?”하고 재미있는 것은 어떨까? 그게 바람인가 봐. 나, 잠깐 놀다 올게. “지금은 좀 진심으로 느껴졌는지, 그 잘난 얼굴이 구겨져 흉기를 토해낸다. 난 왜 저런 모습이 더 잘생겨 보일까? 저 잘생긴 얼굴을 구겨야 맛있어. 김태현과 오래 알고 지냈기 때문에 나도 담담해진 것 같다.이미 만든 건 아니겠지. 아니, 만들었다면 여기 앉아서 시집이나 읽었을 거야. 한바탕 열정적으로 뒹굴고 있는 건 아닌지” “하아. 가타부타 말해라. 그러다 내게 죽을 수도 있다.”봐라. 저런 성격으로 누굴 사귀는 거야. 걔는 절대 바람 못 피워. 참 신기하다. 나는 어떻게 걔랑 사귀었고 걔는 내가 어떻게 좋다고 옆에 있을까? 여자친구는 1%도 안어울리는 성격인데.기억은 가물가물해도 어릴 때 내가 먼저 좋다고 말하곤 했던 것 같아. 그것도 얘 성격 알기 전에. 그렇게 해서 알게 되고, 알게 되었는데.. 그때까지는 참을 만했다. 더 이상 네가 좋아서 말이 안 나왔을 때 쯤에 얘가 사귀자-이 한마디로 그럴까-대답하고 나서 사귀게 된 것 같다. 정말 나도 보니까 얘랑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해. 그래서 사귀는 거야?우리 재미없잖아. 당신은 내가 재미있니?” “내가 재미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재미난 거나 찾으라는 듯 살벌하게 말한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렇다고 우리가 열정적인 연인관계도 아니고 친구처럼 지낸 지 몇 년이 됐는데. 얘가 왜 내 옆에 있겠어? 이상하게 생각한다. “지루하잖아, 인생이. 네가 내 옆에 왜 왔는지 이상해졌어.” “그럼 네가 오겠니? 내일부터 우리 집에 와 있어.” “거긴 더 이상 재미없어.” “됐어. 짜증나려고 하니까. 입 닥치라는 본말이라니. 나는 턱을 괴고 김태형을 보던 눈을 돌려 책을 보았다. 재미없다 해도 어차피 저도 바람이란 관심도 없고 하기 싫었다. 김태형을 만지고 싶어서 재밌을거 같아서 아무렇게나 말해본거야. 야-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김태형이 험상궂은 얼굴로 내 옆에 와서 서 있다. 나는 무표정으로 김태형을 보았다. 김태형이 고개를 숙이고 내 입술에 키스를 한다. 배려라고는 코딱지 만큼도 없는, 우물거리는 거친 키스를 한다. 숨이 막혀도 어쩔 수 없어-언젠가 말했지, 아마 얘 키스는 내 성격만큼 예의가 없어. 그런데 숨이 찰 정도로 아찔하다.별로 나누지 않는 키스는 할 때마다 내 머릿속을 비워버렸다. 우리 관계가 계속될 수 있는 매개체 같은 생각이 든다. 내 나쁜 생각을 다 빼내듯 얘는 내 혀를 빨아들이는데 내 모든 힘을 쏟는 것 같았다. 혀가 아주아파서 내 얼굴을 잡고 있는 김태형의 팔을 쳤다.그래도 게임 대신 자기 먹기에 집중하기로 했는지 도무지 멈출 기색이 없다. 아, 내일 말하기 곤란해졌네.순간 상냥하게 대하지 않았던 키스가, 이제 끝나는지, 이 아이의 혀가 멈췄다. 그리고 입술을 살며시 떼고 내 입술을 이빨로 비틀어 꽉 깨문다. ‘악기’ 왜 깨물고 있으라고 해! 네가 개새끼. 승려. 나는 아파서 소리도 못 내고, 눈물이 난 상태에서 김태형의 상반신을 툭툭 때렸다.너무 아파서 말도 안 나온다. 그런 나를 김태형이 활짝 웃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저 개새끼야 정말 재수 없어.!”너가 멍청한 짓 하니 개처럼 물고 싶어지잖아. 적당히 까불자. “재스업 사너!”라고 시치미를 떼는 발음이 꼬인다. 혀까지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다. 김태현은 깔끔한 얼굴이 되어 소파에 걸어 앉는다. 다시 구석에 처박힌 휴대전화를 들고 게임을 시작한다.또 재미없으면 말하겠다. 정말 재밌게 해줄게. 재미없는 게 뭔지 한번 해보자.쟤 좋아서 사귀는 거 맞지? 나는 뱃속이 후끈거려 가슴을 쳤다. 김태형 화나려고 하다가 화나서 죽을 것 같아. 건드린 내 탓이야. 난 저런 녀석, 뭘 좋아한다는 거야? 걔보다 내가 미쳤어. 내가 제정신이 아닌 나이야!